송혜영 전자신문 기자, 작성일 2016-07-15 (금) 17:00, 수정일 2016-07-15 (금) 18:51

▶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과총 창립 50주년 기념식 및 세계 과학기술인 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이성규 오하이오대 석좌교수의 기조강연을 듣고 있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이하 과총)가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과총은 지난 13~14일 서울 코엑스에서 창립 50주년 기념식과 세계과학기술인대회를 열고 국가 과학기술 발전의 중심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과총은 국가 과학기술의 태동기였던 1966년 출범 이래 과학기술인을 대표·대변하는 과학기술계 총 본산으로 자리매김하며 대한민국 과학기술 발전에 이바지 해왔다.
기념식은 ‘과학기술로 미래를 열어가는 과총’을 주제로 지난 성과를 회고하고 다양한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각계 과학기술 전문가들과 새로운 도약의 길을 모색해 국가 과학기술 발전의 중심으로 거듭나기 위한 역할과 실천방안을 논의했다. 기념식과 세계과학기술인대회에는 해외 18개국 한인동포과학기술인 등 국내외 과학기술인 1300여명이 참석했다.

▶이부섭 과총 회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이부섭 과총 회장은 “과총 50주년 역사가 곧 대한민국 과학기술 50년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며 “과학기술로 여는 미래의 중심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개회식에는 홍남기 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이 참석했다. 홍 차관은 “국가 발전은 불이 꺼지지 않은 연구실에서 그동안 남모르게 흘렸을 우리 과학기술인들의 땀과 열정이 자양분이었다”며 “과총은 한국 과학기술계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과학기술진흥법 제정, 과학기술 전담 부처의 설치, 연구활동 면세 등의 정책을 제안해 과학기술 정책 발전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과총이 50년 역사를 회고하고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중심적 역할을 하는 단체로 재도약해줄 것”이라고 전했다.
세계 석학 한 자리에
이날 행사는 세계 석학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자리였다. 13일 기조강연에는 이성규 오하이오 대학교 석좌교수와 롤프 디터 호이어 독일물리학회 회장이, 사이언스 토크콘서트에는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아다 요나스 와이즈만 과학연구소 소장과 아론 치카노버 테크니온 공대 교수, 찰스 리 잭 슨랩 유전체의학연구소 소장, 신미남 두산퓨어셀 사장 등이 패널로 참여했다.

▶ 이성규 오하이오대 석좌교수가 기조강연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성규 오하이오 대학교 석좌교수는 산학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산학협동은 서로간의 끈끈한 신뢰와 정열, 성실함이 중요하다”며 “미국은 연구 프로젝트를 줄 때 가장 우수한 기술자가 교수와 학생들에게 과외공부하듯 비밀까지 가르쳐준다. 탄탄한 유대관계와 신뢰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미국 과학·공학 명예의 전당에 오른 한국인으로 셰일가스 개발 최고 권위자다. 아무도 셰일가스에 관심을 두지 않던 30여 년 전에 이산화탄소를 이용한 추출법을 개발, 특허를 낸 입지적인 인물이다.
이 교수는 사람도 지속성장이 가능하려면 안이해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생에서 조심해야 할 일이 있는데 업적이 있으면 안일해지고 남에게 기대게 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며 “그때 자리를 훌훌 털고 새로운 환경으로 옮겨 새로운 사람과 일하게 되면 책임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조강연자 롤프 디터 호이어 독일물리학회 회장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과학의 역할을 언급했다. 그는 “과학은 전 세계 누구에게나 통하는 공용어”라며 “세계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려면 과학 분야에서 글로벌 협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롤프 회장은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소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CERN은 1954년 유럽 12개 국가가 모여 출범했다.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해 펠릭스 블로흐, 시몬 판데르메르 등 수많은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를 배출하기도 하다.
그는 “과학은 국가나 지역의 경계를 넘어 소통할 수 있기 때문에 글로벌 협력이 가능한 것”이라며 “CERN은 처음에는 유럽 과학자들 연구소였지만 지금은 국가의 경계를 넘어선 과학으로 회원국이 21개가 넘을 정도로 글로벌 조직이 됐다”고 말했다.
롤프 회장은 과학이 교육과 더 많이 융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웃리치(Out Reach)가 중요한데, 모든 국가가 지금보다 과학자를 더 많이 필요로 한다”며 “어린 시절부터 과학자가 되는 것에 관심을 갖고 꿈꿀 수 있도록 알리고 교육해 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토크 콘서트 패널로 참석한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아론 치카노버 이스라엘 테크니온공대 교수는 개인 맞춤형 의학에 대해 설명했다. 아론 교수는 “4000년 동안 인간이 평균 수명을 겨우 20년 연장해 30~50세로 만들었는데 최근 100년 미만동안 30년 이상 더 늘릴 수 있었다. 의학 발달 때문”이라며 “하지만 오랫동안 사는 것은 대가가 있기 마련인데, 암 같은 질환에 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같은 질환 환자에게 적용하는 치료 방법이 같지만, 차를 치료하는 것처럼 질환 치료도 맞춤형으로 달라져야 한다”며 “의학은 완전히 새로운 전환을 겪고 있어 환자 DNA를 채취해 개인 맞춤형 질환 치료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 아다 요나스 와이즈만과학연구소장, 아론 치카노버 테크니온 공대 교수, 찰스 리 잭슨랩 소장, 신미남 ㈜두산 퓨어셀 사장(사진 왼쪽부터)
그러나 한 가지 문제는 제약사다. 제약사들은 이익과 시장규모를 생각할 수밖에 없고, 개인 맞춤형 약을 개발하는 비용이 들어 반발할 것이란 예측이다. 하지만 개인 맞춤형이란 혁명을 가로막을 순 없을 것이라 내다봤다.
또 다른 노벨상 수상자인 아다 요나스 이스라엘 와이즈만과학연구소장은 리보솜을 원자적 수준에서 입증하는 발표를 했다.
대한민국최고과학기술인에 권오준 포스코 회장·현택환 서울대 교수
국내 과학기술 분야의 최고 권위인 대한민국최고과학기술인상 시상식과 제26회 과학기술우수논문상 시상식도 이날 진행됐다. 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자는 권오준 포스코 회장과 현택환 서울대 교수(IBS 나노입자연구단장)가 선정됐다.

▶권오준 회장이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권오준 회장은 국내외 철강산업 분야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해 고유 제철기술의 상용화를 성공시키며 우리나라 철강산업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이끄는 데 기여했다. 권 회장은 철강 신제품 개발(14건), 신 제조기술 개발(36건), 제품 품질 예측모델 개발(11건)을 직접 수행했다. 자동차용 고강도 강재 개발 등 고도의 첨단 기술 확보에 큰 공헌을 했다.
권 회장은 “철강은 산업의 씨앗으로 조선, 자동차, 기계 산업 등 여러 가지 산업의 기반이 돼왔다”며 “이번 수상으로 철강 산업을 인정해준 것에 큰 자부심을 느끼는 동시에 철강 산업이 어렵지만 계속해서 발전해 나가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 맞춤형 철강 이용 토털 솔루션 기술을 개발해 국내 연관 산업 발전에 기여했다. 우리나라가 프리미엄 제품 경쟁력과 고유 혁신기술로 세계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는 데 기반을 마련했다.

▶현택환 교수가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현택환 교수는 크기가 균일한 나노입자를 대량으로 합성하는 방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발견된 합성과정 메커니즘에 관한 기초연구를 수행해 나노입자 합성 분야 발전에 공헌하고 2011년 유네스코와 톰슨로이터가 발표한 세계 100대 화학자에 선정(37위)돼 국가 위상을 크게 높였다. 현 교수는 “의료분야에서 나노 물질이 실제 환자에게 도움이 갈 수 있도록 하는 응용 연구를 하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13일에는 각 분야별 정책심포지엄이 열렸다. 4개 분과는 과학기술 정책 50년의 진단과 미래도전, 젠더 및 지역혁신, 환경변화와 한국 식량시스템 등으로 나뉘어 전문가 강연과 토론이 진행됐다. 미래부 정책 담당자들은 각 분과에 참여해 전문성을 높였다. 과학기술 정책 50년의 진단과 미래도전 발표를 맡은 박영아 KISTEP 원장은 “나사(NASA)가 쏘아올린 ‘주노’처럼 과학기술자가 학생들에게 국가적 꿈을 심어줄 수 있길 바란다”며 “글로벌 마인드 가져야만 기술산업 강국이 될 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총 50년사 출판기념식과 환영만찬으로 13일의 일정이 마무리됐다.
대회 이튿날인 14일에는 ‘과학과 혁신(Science and Innovation)’ 등 최신 과학기술 이슈를 주제로 6개 분과의 세계과학기술인대회 심포지엄이 이어졌다.
원본 : https://online.kofst.or.kr/kofstNewsDetail.do?pageIndex=1&key=201836&cate2=COM045_EZmyQIE&listTyp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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